[카테고리:] 피부 성분

  • 레티놀, 처음이라면 0.1%부터 – 농도 숫자 읽는 법과 처음 4주 사용법

    레티놀, 숫자로 읽기 – 0.075%·0.1%·0.3%·1% 농도 눈금, Dr. J 성분노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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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오늘부터 ‘성분 백과’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에서 자주 만나는 성분을 하나씩 같은 틀로 정리합니다. 무엇에 좋은지, 근거는 어디까지 있는지, 농도는 어떻게 읽는지, 어떤 것을 골라야 하고 무엇과 함께 쓰면 안 되는지. 이 다섯 가지를 매번 같은 순서로 다룰 예정이에요.

    첫 번째는 레티놀입니다. 주름 성분 가운데 사람 피부로 확인한 연구가 가장 많고, 그만큼 “따가워서 못 쓰겠다”, “1%가 좋다던데” 같은 오해도 가장 많은 성분이에요. 제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레티놀은 잘 만들기가 정말 어려운 성분이기도 합니다. 빛과 공기에 약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르는 기준도 다른 성분과 조금 다릅니다.

     

    바쁘신 분은 이 다섯 줄만

    ✔ 레티놀은 비타민A의 한 형태로, 피부 안에서 레티노산으로 바뀌어 잔주름·거친 결·색소 불균형을 개선합니다
    ✔ 처음이라면 0.1%로 시작해도 됩니다. 0.1%로 52주 동안 확인한 연구에서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가 개선됐습니다
    ✔ 한국 기능성화장품 기준은 2,500 IU/g(약 0.075%), EU는 얼굴 제품 상한을 0.3%로 정했습니다. 1%가 0.1%보다 10배 좋은 것은 아닙니다
    ✔ 밤에, 콩알만큼, 주 2회부터. 첫 2~6주의 따끔함·건조함은 대부분 적응 반응이에요.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 나이아신아마이드·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와는 잘 맞고, 비타민C는 아침에, AHA/BHA는 다른 날에, 벤조일퍼옥사이드와는 같은 시간에 쓰지 않습니다
     

    1. 레티놀은 왜 효과가 있나 – 근거는 어디까지

    레티놀은 비타민A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안에서 레티놀 → 레티날 → 레티노산 순서로 바뀌고, 마지막 레티노산이 실제로 일을 합니다. 피부 세포에게 “새 세포를 더 만들고, 콜라겐을 더 만들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레티노산 자체는 트레티노인이라는 이름의 처방 의약품이고,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화장품에 쓰는 레티놀은 이보다 약 10배 순한 대신 자극이 훨씬 적어 꾸준히 쓰기 쉽습니다.

    사람 피부에서 확인한 대표 연구 세 가지

    · 0.4% 레티놀, 24주 — 80~96세 36명의 팔 안쪽에 주 최대 3회 바른 연구. 4주째부터 잔주름이 옅어지기 시작했고, 피부 속 수분을 잡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약 40%, 콜라겐의 재료인 프로콜라겐도 늘었습니다. 다만 고농도라 홍반·벗겨짐이 흔했고 3명은 중단했어요. 그리고 사용을 멈추자 48주째에는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 0.1% 안정화 레티놀, 52주 — 62명이 1년 동안 얼굴에 바른 이중맹검 연구.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 개선, 피부 조직에서는 프로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이 늘었습니다. 낮은 농도라도 오래 쓰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예요
    · 2025년 메타분석 — 광노화 치료 연구 23편(3,905명)을 한꺼번에 분석한 결과, 레티놀은 잔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된 성분으로 분류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레티놀은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의 이슈는 이미 해소되었고, 이제 질문은 “어느 농도로, 어떻게 써야 자극 없이 오래 쓸 수 있나”입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농도예요.

     

    2. 농도 숫자 읽는 법 – 0.075%, 0.1%, 0.3%, 1%

    레티놀 농도 지도 – 한국 기능성 고시 0.075%, 연구 0.1%·0.4%, EU 얼굴 제품 상한 0.3%, 시판 1%

    레티놀 제품에는 숫자가 여러 개 등장합니다. 하나씩 뜻을 알아 두면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 않아요.

    · 2,500 IU/g (≈ 0.075%) — 한국 식약처가 정한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고시 함량입니다. 레티놀이 이만큼 들어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기능성화장품’으로 표시할 수 있어요. 레티놀의 순한 형태인 레티닐팔미테이트는 10,000 IU/g이 기준입니다. 그러니 ‘기능성화장품’ 표시가 있다 = 최소 0.075%는 들어 있다는 뜻이지, 고농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 0.1% — 위에서 본 52주 연구의 농도이자, 시판 제품에서 가장 흔한 입문 농도. 처음이라면 여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 0.3% — EU가 2024년에 정한 얼굴·손 제품의 상한입니다(바디로션은 0.05%). 2025년 11월부터 이보다 높은 신제품은 EU에서 출시할 수 없고, 2027년 5월부터는 기존 제품도 팔 수 없어요. 이유는 피부 자극이 아니라 음식으로 먹는 비타민A까지 합치면 하루 섭취량이 넘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EU 제품에는 “비타민A가 들어 있으니 하루 섭취량을 고려하라”는 문구가 붙습니다
    · 0.4%, 1% — 0.4%는 24주 연구에서 효과와 함께 자극도 많이 나온 농도이고, 1%는 한국·미국 시판 제품에 흔한 고농도입니다. 효과가 더 빠를 수는 있지만 자극이 먼저 오고, EU에서는 판매할 수 없는 농도예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0.3%는 안전을 위한 상한선이지 “이만큼은 써야 효과가 있다”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0.1%로 1년을 꾸준히 쓴 사람이 1%를 한 달 쓰고 따가워서 그만둔 사람보다 결과가 좋습니다.

     

    3. 레티놀 말고도 있어요 – 레티노이드 사다리

    성분표를 보면 레티놀 대신 다른 이름이 적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 비타민A 가족이고, 사다리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름 (성분표 표기) 특징 이런 분에게
    레티닐팔미테이트가장 순한 형태. 피부에서 두 번 바뀌어야 일해서 효과도 가장 완만아주 민감한 피부, 첫 경험
    레티놀화장품의 기준점. 연구가 가장 많음대부분의 시작
    레티날(레티날데하이드)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 0.05%로 처방약(트레티노인)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자극은 적었다는 연구가 있음레티놀에 적응한 뒤 한 단계 올릴 때
    레티노산(트레티노인)처방 의약품.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음피부과 상담 후

    최근 한국 제품에 레티날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인데 자극은 크게 늘지 않아서요. 다만 레티날은 레티놀보다 더 불안정해서, 제형과 용기를 더 까다롭게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5번에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4. 처음 4주, 이렇게 쓰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레티놀 시작하는 법 – 처음 4주 로드맵, 같이 쓰면 좋은 성분과 피할 성분,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레티놀을 쓰다 그만두는 이유는 거의 하나예요. 처음부터 매일, 많이 발라서 피부가 따갑고 벗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피부과에서는 ‘적응 기간’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2~6주 걸립니다. 이 기간만 잘 넘기면 그 뒤는 편해요.

    ✔ 1~2주 — 밤에만, 주 2회, 얼굴 전체에 콩알 크기 하나. 세안 후 보습제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레티놀, 그 위에 다시 보습제(이른바 ‘샌드위치’). 눈가·입가·코 옆은 피합니다
    ✔ 3~4주 — 괜찮으면 주 3회로. 약간의 따끔함·건조함·각질은 적응 반응이지만, 붉어지고 화끈거리면 횟수를 다시 줄입니다
    ✔ 5주 이후 — 격일 또는 매일 밤. 이때부터 농도를 한 단계 올려도 됩니다
    ✔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레티놀을 쓰는 피부는 햇빛에 더 약해지고, 레티놀 자체도 빛에 분해됩니다. 그래서 밤에 바르는 거예요
    ✔ 임신 준비 중·임신·수유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바르는 레티놀이 몸에 흡수되는 양은 적지만, 비타민A 계열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부과에서는 이 기간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같이 쓰면? – 궁합 정리

    · 나이아신아마이드 → 좋아요. 피부 장벽의 재료인 세라마이드를 늘려 주는 성분이라, 레티놀의 건조·자극을 완충해 줍니다. 한 제품에 같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요
    · 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판테놀·센텔라 → 좋아요. 적응 기간의 가장 좋은 친구들입니다
    · 비타민C(순수 아스코빅애씨드) → 함께 써도 되지만, 처음엔 시간을 나누세요. 0.07% 레티놀과 3.5% 비타민C를 함께 바른 3개월 연구에서 표피가 두꺼워지는 개선이 확인돼 “같이 쓰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둘 다 자극이 있을 수 있어서 초보자는 비타민C는 아침, 레티놀은 밤이 편합니다
    · AHA(글리콜산)·BHA(살리실산) → 다른 날 밤에. 각질을 벗기는 산과 레티놀을 같은 밤에 겹치면 자극이 두 배가 됩니다. 산은 월·목, 레티놀은 화·금처럼 요일을 나누세요
    · 벤조일퍼옥사이드(여드름 약) → 같은 시간에 쓰지 마세요. 처방 레티노이드(트레티노인)를 벤조일퍼옥사이드와 함께 두면 빛 아래 2시간 만에 절반 이상이 분해됐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레티놀도 산화에 약한 성분이니 아침 벤조일퍼옥사이드, 밤 레티놀로 나눕니다
    · 레티놀 제품 두 개(세럼+크림) 겹치기 → 피하세요. 농도가 합쳐져 자극이 늘어납니다. 하나만 고르세요

    12가지 성분의 조합 66가지는 화장품 성분 궁합표에서 표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5.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 제조하는 사람의 눈으로

    레티놀은 빛, 공기, 열에 약합니다. 여러 나라 시판 제품을 분석한 연구에서 거의 모든 화장품에서 레티노이드 함량이 표기보다 줄어드는 불안정성이 확인됐어요. 그래서 레티놀은 “얼마나 넣었나”보다 “개봉 전까지 활성이 살아 있나”가 더 중요합니다. 제조하는 사람이 제품을 볼 때 확인하는 다섯 가지입니다.

    ✔ 농도가 숫자로 적혀 있는가 — “레티놀 함유”만 있고 %가 없으면 0.01%일 수도 있습니다. 0.1%, 0.3%처럼 숫자를 밝힌 제품이 정직한 제품이에요
    ✔ 불투명하고 공기가 안 닿는 용기인가 — 투명 유리병에 스포이드로 여닫는 레티놀은, 쓰는 동안 계속 산화됩니다. 알루미늄 튜브나 에어리스 펌프가 맞습니다
    ✔ 캡슐화·안정화 표시가 있는가 — 레티놀을 작은 캡슐에 싸서 빛과 공기를 막고 자극도 줄이는 기술입니다. 52주 연구도 ‘안정화 레티놀’로 했어요
    ✔ 진정·보습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가 —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라마이드, 판테놀, 마데카소사이드 같은 이름이 성분표 앞쪽에 있으면 적응 기간이 훨씬 편합니다
    ✔ ‘기능성화장품’ 표시의 뜻을 알고 보기 — 표시가 있으면 고시 함량(0.075%) 이상은 확실히 들어 있다는 보증입니다. 표시가 없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함량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살펴보세요
     

    한 줄 정리

    레티놀은 0.1%로 시작해 밤에 주 2회, 4주 적응과정이 필요합니다.
    숫자가 적힌, 불투명한 용기의, 진정 성분이 함께 든 제품을 고르시고, 비타민C는 아침·산은 다른 날·벤조일퍼옥사이드는 따로. 이렇게 1년을 쓰면 연구가 보여 준 그 변화가 내 얼굴에서도 보입니다.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고르는 3가지 조건
    ▶ 지난 글: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 함께 보기: 화장품 성분 궁합표 – 12가지 성분, 같이 써도 되는 것과 시간을 나눌 것

    다음 성분 백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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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1.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4] 자료제출이 생략되는 기능성화장품의 종류 — 주름개선: 레티놀 2,500 IU/g, 레티닐팔미테이트 10,000 IU/g, 아데노신 0.04%,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0.05~0.2% (IU 환산: 레티놀 1 IU = 0.3 µg)
    2.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996 (2024.4.3) —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 얼굴·손 제품 0.3% RE, 바디로션 0.05% RE, 비타민A 섭취 문구 의무, 신제품 2025.11.1 / 기존 제품 2027.5.1
    3. Kafi R, Kwak HS, … Kang S. “Improvement of naturally aged skin with vitamin A (retinol).” Archives of Dermatology 2007;143(5):606-612
    4. Randhawa M et al. “One-year topical stabilized retinol treatment improves photodamaged skin in a double-blind, vehicle-controlled trial.”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15;14(3):271-280
    5. “Comparative efficacy of topical interventions for facial photoaging: a network meta-analysis.” Scientific Reports 2025 — RCT 23편, 3,905명
    6. Milosheska D, Roškar R. “Use of Retinoids in Topical Antiaging Treatments: A Focused Review of Clinical Evidence for Conventional and Nanoformulations.” Advances in Therapy 2022;39(12):5351-5375
    7. Seité S et al. “Histological evaluation of a topically applied retinol-vitamin C combination.”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2005;18(2):81-87
    8. Martin B et al. “Chemical stability of adapalene and tretinoin when combined with benzoyl peroxide in presence and in absence of visible light and ultraviolet radiation.”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8;139(Suppl 52):8-11
    9. Tanno O et al. “Nicotinamide increases biosynthesis of ceramides as well as other stratum corneum lipids to improve the epidermal permeability barrier.”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00;143(3):524-531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피부 질환 치료 중이라면 사용 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저자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PDRN 크림, 제대로 고르는 5가지 조건 – 논문 세 편이 가리키는 방향

    PDRN 크림 제대로 고르는 5가지 조건 – Dr. J 성분노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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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지난 글에서 PDRN 화장품 광고가 왜 자꾸 적발되는지, 병원 주사와 크림이 어떻게 다른지 말씀드렸어요. 그 글을 쓰면서 저도 한 가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바르는 PDRN은 실제로 어디까지 해 줄까?”
    그래서 사람 피부에서 효과를 확인한 논문을 전부 찾아 읽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구에서는 2~4주 안에 촉촉함과 피부결에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연구가 쓴 PDRN과 시중 제품이 같은 조건이어야 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그래서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고, 오늘 글이 그 방법입니다.

    먼저 솔직하게 한 가지. 저희 회사도 PDRN이 든 제품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 글은 특정 제품을 권하는 글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든 같은 잣대로 볼 수 있게 기준만 드리는 글이에요. 기준은 제 생각이 아니라 논문에서 가져왔습니다.

     

    바쁘신 분은 이 세 줄만

    ✔ 효과를 본 연구 세 편의 공통점은 PDRN을 작게 만들었다는 것 — 제품 설명에 “저분자”, “분자량”, “나노” 표시가 있으면 좋은 신호
    ✔ 연구에서 쓴 함량은 0.1~1%(1,000~10,000ppm) — 이 범위 안이면 “연구만큼 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함께 든 보습·장벽 성분이 촉촉함을 완성하고, 과장 없는 광고 문구가 믿을 만한 회사의 신호입니다
     

    1. 바르는 PDRN, 연구가 확인한 변화

    바르는 PDRN으로 사람 피부를 직접 본 연구는 2025~2026년에 세 편 나왔어요. 규모는 작지만(10~31명) 세 편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2주 만에 피부가 덜 거칠어지고 광이 살아남 — 한국 여성 21명, 평균 58세 (Pharmaceutics 2025)
    · 4주 만에 눈가 탄력이 좋아지고, 자극받은 피부의 수분 손실이 더 빨리 회복 — 10명 (IJMS 2025)
    · 4주 만에 눈가 잔주름·피부 두께가 레티놀보다 나은 개선 — 31명 반쪽 얼굴 비교 (PLOS ONE 2026, 화장품 회사 연구)

    그러니 이런 분이라면 써 볼 이유가 충분해요.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해서 자극 없는 보습·진정 성분을 찾는 분, 레이저·필링 뒤 피부를 편안하게 달래고 싶은 분, 50대 이후 피부결이 거칠어지고 광이 죽었다고 느끼는 분. 세 연구의 참가자도 대부분 40~50대 이후 여성이었습니다.

    연구가 본 변화를 한마디로 하면 촉촉함, 매끈한 결, 편안함, 그리고 눈가 탄력이에요. 다만 이 변화의 크기는 제품에 따라 꽤 달라요. 연구가 쓴 PDRN과 같은 조건을 갖춘 제품이어야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그 조건이 아래 다섯 가지입니다.

     

    2. 조건 ① 분자 크기 — “작게 만들었다”는 표시가 있는가

    PDRN 분자 크기 비교 – 피부의 문 500달톤과 연구 3편이 쓴 저분자 PDRN

    PDRN은 원래 크기가 5만~150만 달톤이에요. 피부가 스스로 통과시켜 주는 크기가 500달톤 정도니까, 크기를 그대로 두면 대부분 표면에 머무릅니다. 그런데 효과를 본 연구 세 편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하나 보여요. 셋 다 PDRN을 작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연구 PDRN을 어떻게 했나 함량 · 인원 · 기간
    2026 PLOS ONE85만 달톤 이하로 잘라 씀 (“중간 길이”)0.1% · 31명 · 4주
    2025 IJMS초저분자(약 13만 달톤 이하) · 작약 유래1% · 10명 · 4주
    2025 Pharmaceutics10나노미터급으로 나노화 + 전하 중화함량 미공개 · 21명 · 2주
    📌 제품에서 볼 것
    상세 설명에 “저분자”, 분자량 숫자(kDa), “나노”·”리포좀” 같은 크기나 전달 방식 이야기가 있으면 좋은 신호예요. “크기가 관건”이라는 걸 알고 만든 회사라는 뜻이니까요.
    참고로 성분표에는 PDRN이 “소듐디엔에이”라고 적히고, 이 이름은 크기와 상관없이 똑같이 쓰여요. 그러니 크기 정보는 성분표가 아니라 제품 설명에서 찾으셔야 합니다.
     

    3. 조건 ② 함량 — 연구가 쓴 범위 안에 있는가

    PDRN 함량 기준선 – 의약품 크림 0.08%, 주사 0.19%, 연구 0.1~1%

    “많이 들었다”는 말이 많은데, 기준이 있어야 판단이 되죠. 기준은 세 곳에서 가져올 수 있어요.

    · 약국에서 파는 상처용 PDRN 크림(일반의약품): 0.08% (800ppm)
    · 병원에서 쓰는 PDRN 주사(의약품): 약 0.19% (1,900ppm)
    · 바르는 연구 두 편: 0.1%(1,000ppm)와 1%(10,000ppm)

    그러니 0.1~1%(1,000~10,000ppm) 사이면 “연구나 의약품에서 쓴 만큼 들었다”고 보셔도 됩니다. 환산은 간단해요. 10,000ppm = 1%, 1,000ppm = 0.1%.

    숫자는 제품이 표시한 ppm이나 %를 보세요. 성분표 순서로는 알 수 없어요. 우리나라 성분표는 1% 넘게 든 성분만 많이 든 순서로 적고 1% 이하는 순서 규칙이 없어서, 연구에서 쓴 1%짜리 성분이 뒤쪽에 적혀 있어도 전혀 이상한 게 아니거든요.

     

    4. 조건 ③ 출처와 순도 — 연어인가, 식물인가, 그냥 추출물인가

    PDRN은 원래 연어나 송어의 생식세포에서 뽑아 만들고, 제대로 만든 원료는 단백질을 제거해 순도 95% 이상으로 정제해요. 의약품에 쓰이는 PDRN이 그 기준이고, 연구도 가장 많이 쌓여 있어서 기본 선택으로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식물성 PDRN(작약, 미세조류, 효모 등)도 나와요. 위 표의 2025년 연구가 작약 유래였죠. 연어 PDRN과 같은 물질은 아니고 “식물 DNA를 작게 자른 것”이지만, 4주 연구에서 탄력·수분 회복 개선을 보였고 동물성 원료를 피하고 싶은 분에게는 좋은 선택지입니다.

    · 성분표에 “소듐디엔에이”(또는 “하이드롤라이즈드디엔에이”)가 있으면 → DNA 성분이 들어간 것
    · “연어 이리 추출물”만 있고 소듐디엔에이가 없으면 → 연어 추출물이지 PDRN은 아님
    · 생선 알레르기가 있는 분 → 정제된 PDRN은 단백질을 없앤 것이라 직접 관계는 낮지만, 처음엔 팔 안쪽에 이틀 테스트하고 쓰세요
     

    5. 조건 ④ 함께 든 성분 — 촉촉함을 완성하는 조연들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좋은 PDRN 크림은 PDRN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DNA는 물을 잘 붙잡는 큼직한 분자라서 피부 표면에서 수분을 잡아 주고 얇은 막을 만들어 주는데, 이 촉촉함을 오래 붙잡아 주는 건 함께 든 보습·장벽 성분이에요. 그래서 나머지 성분표가 좋은 제품이 실제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 보습·장벽: 글리세린,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판테놀, 스쿠알란 — 이 중 두세 개가 앞쪽에 있으면 좋아요
    · 진정: 병풀(센텔라), 마데카소사이드, 알란토인 — 레이저 후·예민 피부용이라면 확인
    · 예민한 분이 살필 것: 향료·에센셜오일이 앞쪽에 많거나 알코올(에탄올)이 앞쪽인 제품은 피하세요
     

    6. 조건 ⑤ 광고 문구 — 차분하게 말하는 회사가 믿을 만합니다

    지난 글에서 정리한 대로 화장품은 “재생”, “치료” 같은 말을 쓸 수 없어요. 그래서 “보습”, “피부결”, “진정”으로 차분하게 말하는 제품이 오히려 규정을 알고 만드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고가 조용한 제품이 실속 있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아래 말이 보이면 규정을 넘어선 광고라는 신호이니 한 번 더 살펴보세요.
    · “재생” — 피부 재생, 재생 크림, 재생 앰플
    · “홈 리쥬란”, “주사 대신” — 시술 이름을 빌린 표현
    · “콜라겐 생성 ○○% 증가”, “진피까지 흡수” — 크림이 증명하기 어려운 말
     

    7. 이렇게 쓰면 연구와 같은 조건이 됩니다

    · 세안 직후, 물기가 살짝 남은 피부에 바르고 그 위에 평소 크림으로 덮어 주세요. DNA 성분은 물을 붙잡는 성분이라 이 순서가 가장 좋아요
    · 연구는 모두 하루 1~2회, 2~4주를 봤어요. 그 기간은 꾸준히 써 보시고 촉촉함·결·광의 변화를 보세요
    · 아침에 쓰셨다면 선크림은 필수예요. 성분 값을 지키는 건 결국 자외선 차단입니다 (지난 글: 선크림 성분 이야기)
    · 레이저·필링 뒤에 쓰실 거면 시술한 병원의 지시가 우선이에요
    PDRN 크림 사기 전 5가지 체크리스트 카드
    사기 전 5가지 체크
    ☐ 크기 — “저분자”, 분자량(kDa), 나노·리포좀 등 크기 이야기가 있는가
    ☐ 함량 — 0.1~1% (1,000~10,000ppm) 범위 안인가
    ☐ 출처 — 연어·송어(기본) / 식물성(비건 선택지) / “추출물”만이면 PDRN 아님
    ☐ 동반 성분 — 보습·장벽·진정 성분이 앞쪽에 있는가
    ☐ 광고 — “재생·홈 리쥬란·주사 대신” 없이 차분하게 말하는가
    오늘의 한 줄
    PDRN 크림은 “작게 만들었나, 연구만큼 넣었나, 나머지 성분이 좋은가” 세 가지로 고르세요.
    이 세 가지가 맞는 제품이면, 연구가 본 2~4주의 변화를 내 피부에서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 지난 글(1부): PDRN 크림 광고, 왜 자꾸 적발될까 – 주사와 크림이 다른 이유
    ▶ 지난 글: 선크림 옥시벤존(벤조페논-3), 9월 2일부터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 이 글의 영어판: How to Choose a PDRN Cream – 5 Conditions from the Research

    다음 글은 레티놀이에요. “50대가 지금 시작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농도·시작하는 법·피해야 할 조합으로 답해 볼게요.
    궁금한 성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어렵지 않게 풀어 드릴게요.

    — Dr. J (수의학 석사 · 바이오 계열 이학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출신 · 화장품 제조회사 대표)

    참고 자료
    1. Squadrito F et al. “Pharmacological Activity and Clinical Use of PDRN.”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7;8:224 — PDRN 분자량 50~1,500kDa(최다 분포 132kDa), 순도 95% 이상, 주사제 5.625mg/3mL
    2. Bos JD, Meinardi MM. “The 500 Dalton rule for the skin penetration of chemical compounds and drugs.” Experimental Dermatology 2000;9:165-169
    3. Ye R et al. “Topical medium-length PDRN enhances dermal extracellular matrix repair in photodamaged skin.” PLOS ONE 2026;21(7):e0350905 — 850kDa 이하 PDRN 0.1%, 31명 반쪽 얼굴 4주 (화장품 회사 연구팀)
    4. “Anti-Aging Efficacy of Low-Molecular-Weight Polydeoxyribonucleotide Derived from Paeonia lactiflora.”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26;27(1):220 (2025.12 게재) — 200bp 미만 작약 PDRN 1%, 10명 4주, 눈가 탄력 4.25% 개선 (원료 회사 연구)
    5. “Plasma-Engineered PDRN: Surface Charge Neutralization and Nanosizing Enhance Uptake and Regeneration Potential.” Pharmaceutics 2025;17(9):1136 — 약 10nm 나노화, 한국 여성 21명(평균 58세) 2주, 거칠기 감소·광 증가 (아주대 등 + 기업 공동)
    6. 약학정보원 의약품 정보 — 리쥬비넥스크림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 0.8mg/g, 일반의약품, 효능: 상처·영양보급)
    7. 대한화장품협회 성분사전 — 소듐디엔에이(Sodium DNA), 배합 목적: 피부컨디셔닝제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저자는 PDRN 함유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PDRN 크림 광고, 왜 자꾸 적발될까 – 2년 반 만에 6배, 그리고 주사와 크림이 다른 이유

    PDRN 크림 광고 적발 7건에서 41건으로 – Dr. J 성분노트 표지

    🇺🇸 Read this post in English → English version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올여름 화장품 매대에서 가장 많이 보인 단어를 꼽으면 “PDRN”일 거예요. 연어 DNA, 리쥬란 크림, 홈 스킨부스터… 이름은 달라도 다 같은 성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이 성분을 둘러싼 숫자 하나가 국회에서 나왔어요.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적발 — 2023년 7건 → 2026년 상반기 41건.
    2년 반 만에 6배가 됐고, 4년 누적 106건 중 81건(76%)은 “의약품처럼” 광고한 경우였습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게, 성분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PDRN은 원래 좋은 성분입니다. 다만 이름값이 워낙 크다 보니 광고가 성분보다 한참 앞서 달려 나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사람의 눈으로 세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PDRN이 어떤 성분인지, 병원 주사와 크림이 왜 다른지, 광고에서 어떤 말을 걸러야 하는지.

     

    바쁘신 분은 이 세 줄만

    ✔ PDRN은 연어·송어의 DNA를 잘게 자른 것으로, 원래 상처 치료 주사약이던 성분입니다
    ✔ 주사는 피부 속에 넣고, 크림은 피부 표면에 머물러요. 이름이 같아도 기대할 효과가 다릅니다
    ✔ 크림에는 보습·진정까지 기대하시고, 광고에 “재생”이라는 말이 보이면 한 번 걸러 보세요
     

    1. PDRN, 이름은 어렵지만 뜻은 간단합니다

    PDRN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줄임말이에요. 풀어 쓰면 “DNA를 잘게 자른 조각”이라는 뜻입니다.
    이 DNA는 연어나 송어 수컷의 생식세포에서 뽑아요. 사람 DNA와 구조가 비슷해서 몸이 낯설어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고, 그래서 “연어 DNA”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성분의 출신이에요. PDRN은 화장품이 아니라 약으로 태어났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950년대부터 상처 치료 주사약으로 쓰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상처 치료용 주사와 크림이 의약품으로 허가돼 있어요. 약국에서 파는 PDRN 크림이 바로 그것으로, “상처·영양 보급”이 적응증인 일반의약품입니다.
    피부과에서 맞는 “연어 주사”(리쥬란 등)는 PDRN의 사촌 격인 PN이라는 성분을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피부 속에 직접 넣는 시술이에요.

    📌 정리
    PDRN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약” → “피부과 시술” 순서로 유명해진 성분이고, 화장품은 그 인기를 타고 가장 나중에 들어온 쪽입니다. 광고가 자꾸 “약처럼” 흘러가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2. 어떤 광고가 걸렸을까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적발 건수 그래프 2023~2026년 상반기

    식약처가 국회(서영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PDRN 화장품 광고 적발은 2023년 7건, 2024년 19건, 2025년 39건, 그리고 2026년은 상반기 6개월 동안만 41건입니다. 4년 누적 106건 가운데 81건이 “의약품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광고”였고, 행정처분(광고 업무 정지 3~4개월)은 11건이었어요.

    실제로 걸린 표현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피부 재생“, “재생 스킨부스터”
    · “멜라닌 제거” — 미백 기능성 인증이 없는 제품이
    · “엑소좀과 PDRN의 시너지로 재생·탄력”
    · 피부 깊숙이 진피까지 들어간다는 식의 설명

    화장품은 법으로 “재생”, “치료” 같은 말을 쓸 수 없어요. 그런 표현은 약이나 의료기기만 쓸 수 있고, “미백” 같은 기능도 기능성 인증을 받은 제품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PDRN은 이름부터가 주사약 이름이라, 그 이름을 크림에 붙이는 순간 광고가 자연스럽게 “약처럼” 흘러가 버려요. 국회에서도 “성분 이름 자체가 소비자에게 약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PDRN은 원료 값이 비싸고 실제로 들어가는 양은 적은데 이름값이 아주 큰 성분이에요. 그래서 광고 욕심이 나기 쉬운 성분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분들이 문구 몇 개만 알고 계시면 그 욕심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요. 그건 4번에서 정리해 드릴게요.

     

    3. 주사와 크림은 도착하는 곳이 다릅니다 (오늘의 핵심)

    PDRN 주사와 크림 비교 – 피부의 문 500달톤과 진피·표면 그림

    피부는 몸을 지키는 벽이라서, 바르는 성분이 안으로 들어가려면 아주 작아야 해요. 피부과학에서 오래 쓰는 기준이 “500달톤 법칙”입니다. 분자 크기가 500달톤(분자의 무게 단위)보다 크면 정상 피부를 스스로 통과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히알루론산이 피부 표면에 머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PDRN은 크기가 5만~150만 달톤이에요. 문보다 100배에서 수천 배 큰 분자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주사로 피부 속(진피)에 직접 넣는 거예요. 주사 시술의 효과 연구가 여럿 있는 것도, 성분이 실제로 일할 자리에 도착하기 때문입니다.

    병원 주사 (리쥬란 등) 바르는 크림·앰플
    허가 종류의료기기 · 의약품화장품
    성분이 가는 곳피부 속 (진피)피부 표면
    기대할 효과피부결·탄력 개선 (연구 여러 편)보습·진정 (그 이상은 근거가 아직 얇음)
    쓸 수 있는 말“재생”, “치료”“보습”, “피부결 정돈”

    그럼 크림은 소용이 없느냐, 그건 아니에요. DNA는 물을 잘 붙잡는 큼직한 분자라서 피부 표면에서 수분을 잡아 주고 얇은 막을 만들어 촉촉하고 매끈한 느낌을 줍니다. 히알루론산이 하는 일과 비슷한 쪽이에요. 여기까지는 기대하셔도 됩니다.

     

    4. 이 말이 보이면 한 번 멈추세요

    사기 전 광고 문구에서 아래 말이 보이면, 제품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규정을 넘어선 광고라는 신호예요. 규정을 모르거나 알고도 쓰는 회사라는 뜻이니 한 번 더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 “재생” — 피부 재생, 재생 크림, 재생 앰플
    · “리쥬란 크림”, “홈 리쥬란”, “주사 대신” — 시술 이름을 빌린 표현
    · “콜라겐 생성 ○○% 증가”, “진피까지 흡수” — 크림이 증명하기 어려운 말
    · “멜라닌 제거”, “주름 치료” — 기능성 인증 없이 쓰면 안 되는 말

    반대로 “보습”, “피부결 정돈”, “피부 진정”처럼 차분하게 말하는 제품이 오히려 규정을 아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아요. 광고가 조용한 제품이 실속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의 한 줄
    PDRN 크림은 “연어 주사”가 아니라 “촉촉한 크림”이에요.
    촉촉함과 진정까지는 기대하시고, 광고에 “재생”이 있으면 한 번 멈추세요. 그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 지난 글: 선크림 옥시벤존(벤조페논-3), 9월 2일부터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 지난 글: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이 글의 영어판: PDRN (Salmon DNA) Skincare: What a Korean Bio PhD Wants You to Know

    다음 글은 이 글의 2부, “그럼 PDRN 크림은 어떤 걸 사야 하나요?”예요. 분자 크기·함량·원료 출처·제형까지, 사기 전에 볼 다섯 가지를 논문과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궁금한 성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어렵지 않게 풀어 드릴게요.

    — Dr. J (수의학 석사 · 바이오 계열 이학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출신 · 화장품 제조회사 대표)

    참고 자료
    1. 약사공론·의학신문·헬스경향 “PDRN 화장품 허위·과장광고 2년 반 새 6배 급증” (2026.7.9) — 식약처 제출 자료(서영석 의원실): 2023년 7건, 2024년 19건, 2025년 39건, 2026년 상반기 41건, 누적 106건 중 의약품 오인 81건(76.4%), 행정처분 11건
    2. Bos JD, Meinardi MM. “The 500 Dalton rule for the skin penetration of chemical compounds and drugs.” Experimental Dermatology 2000;9:165-169
    3. Squadrito F et al. “Pharmacological Activity and Clinical Use of PDRN.”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7;8:224 — PDRN 분자량 50~1,500kDa, 연어·송어 유래
    4. Ye R et al. PLOS ONE 2026;21(7):e0350905 — 바르는 PDRN(0.1%) 31명 반쪽 얼굴 시험 (화장품 회사 연구팀)
    5. 약학정보원 의약품 정보 — 리쥬비넥스크림(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 0.8mg/g, 일반의약품, 효능: 상처·영양보급); 히트뉴스 “‘연어’를 사랑하는 제약회사들… PDRN·PN은 블루오션?” (2020.7.23)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이나 시술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 선크림 옥시벤존(벤조페논-3), 9월 2일부터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 겁낼 일인지, 내 선크림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선크림 옥시벤존(벤조페논-3), 9월 2일부터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 겁낼 일인지, 내 선크림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선크림을 살 때 앞면은 다들 보시죠. SPF 숫자, 촉촉하다는 말, 예쁜 병.
    뒷면은 어떠세요? 작은 글씨가 빽빽해서 잘 안 보게 되는데, 이번 주부터 그 뒷면에 새 문구 한 줄이 등장했어요.

    “용법·용량에 따른 부위에만 사용하고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선크림에 “몸에 바르지 말라”고 쓰여 있으면 누구라도 한 번 멈칫하게 돼요. 저는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이라 이 고시가 나올 때 우리 제품 성분표를 다시 펼쳐 봤는데, 그러면서 “이건 소비자분들이 오해하기 쉬운 문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 가지만 편하게 풀어 드릴게요. 어떤 성분 이야기인지, 왜 이런 문구가 붙는지, 내 선크림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바쁘신 분은 이 세 줄만

    ✔ 선크림 성분 옥시벤존이 많이 든 제품은 9월 2일부터 “얼굴에만, 몸에는 말고”라는 문구가 붙습니다
    ✔ 금지가 아니에요. 얼굴용으로는 그대로 쓰셔도 됩니다
    ✔ 내 선크림 뒷면에서 “벤조페논-3” 글자만 찾아보세요. 없으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1. 옥시벤존이 뭔가요?

    선크림이 자외선을 막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거울처럼 튕겨내는 방식(징크옥사이드·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성분), 하나는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열로 바꾸는 방식이에요.
    옥시벤존(성분표 이름은 벤조페논-3)은 두 번째, 스펀지 쪽입니다. 1980년대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인 선크림 성분 중 하나로, 발림이 좋고 하얗게 뜨지 않아 오랫동안 “기본 재료”였어요.

    그런데 지난 10여 년 사이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 피부가 예민한 분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른 성분보다 조금 많다
    · 바르면 피부를 통해 몸 안으로 조금 흡수되는데, 호르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아직 “가능성” 단계)
    · 바다에 씻겨 나가면 산호에 좋지 않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쓰지 말자”가 아니라 “많이, 넓게는 바르지 말자”는 방향으로 정리하고 있고, 우리 식약처도 이번에 그 문구를 라벨에 쓰게 한 거예요.

     

    2. 왜 얼굴은 되고 몸은 안 되나요?

    답은 바르는 넓이예요. 얼굴은 손바닥 두 개 크기지만, 팔·다리·등까지 바르면 이불 한 장 크기입니다. 같은 농도라도 몸에 들어가는 양이 몇 배로 늘어나요. 그래서 규정도 부위별로 다르게 되어 있습니다.

    · 얼굴·손·입술용 제품: 옥시벤존 5%까지
    · 몸에 바르는 제품: 2.4%까지
    · 그래서 2.4%를 넘는 제품에는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 “이건 얼굴용이에요”라는 표시가 붙습니다

    즉 얼굴용 선크림에 옥시벤존이 3~5% 들어 있어도 규정 안이고, 그 제품을 팔다리까지 쭉 바르지만 말라는 뜻이에요. 바뀐 것은 문구이고, 허용량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3. 내 선크림, 30초 확인법

    1단계. 선크림을 뒤집어 성분표에서 “벤조페논-3”를 찾습니다 (영문은 Benzophenone-3 또는 Oxybenzone)
    2단계. 없으면 끝이에요. 이 글은 잊으셔도 됩니다
    3단계. 있으면 →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문구가 있는지 봅니다. 있으면 얼굴용으로만, 몸에는 다른 제품을

    제조 현장에서 보면 요즘 나오는 국내 선크림은 옥시벤존을 안 쓰는 제품이 훨씬 많아요. 2단계에서 끝나는 분이 대부분일 거예요.
    한 가지 참고로, 예전 포장을 내년 3월까지 써도 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문구가 없어도 옥시벤존이 든 제품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문구보다 성분표 글자를 보시라는 겁니다.

    피부가 예민하시거나 손주와 같이 쓰는 제품이라면, 처음부터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가 앞에 적힌 제품(튕겨내는 방식)을 고르시면 마음이 편합니다. 예전엔 하얗게 떠서 싫어하셨을 텐데, 요즘은 많이 좋아졌어요.

     

    4. 그래도 선크림은 매일이에요

    이런 글을 읽으면 “그럼 안 바르는 게 낫나” 하시는 분이 꼭 계세요. 반대예요. 50대 이후 피부가 늙는 가장 큰 이유가 자외선이고, 앞서 소개한 비타민C나 글리콜산도 선크림이 없으면 효과가 반으로 줄어요. 성분을 골라서 쓰되, 매일 쓰셔야 합니다.

    · 얼굴에 500원 동전 크기, 나가기 20~30분 전
    · 오래 나가 있으면 2~3시간마다 한 번 더
    · 목·귀·손등도 꼭 — 나이가 먼저 보이는 곳이 여기예요
    · 흐린 날도, 창가에 앉아 있을 때도 자외선은 들어옵니다

     

    5. 조금 더 알고 싶은 분을 위해

    여기부터는 궁금하신 분만 보셔도 돼요. 이번 조치의 정확한 내용입니다.

    식약처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개정
    “벤조페논-3(옥시벤존) 함유 제품(2.4퍼센트 이하의 벤조페논-3가 함유된 제품은 제외한다) — 용법·용량에 따른 부위에만 사용하고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시행 2026년 9월 2일 · 예전 포장은 시행일부터 6개월까지 사용 가능
    제품 용도 한국 한도 영국·EU 한도
    얼굴 · 손 · 입술용 5% 6%
    몸에 바르는 제품 2.4% 2.2%

    유럽도 같은 구조로 관리하고 있고, 얼굴 기준은 한국이 조금 더 엄격해요. 규정을 만드는 쪽도 “옥시벤존을 없애자”가 아니라 “쓰는 양과 부위를 정하자”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의 한 줄
    선크림 뒷면에서 “벤조페논-3” 한 단어만 찾아보세요.
    없으면 그대로 쓰시고, 있으면 얼굴에만. 그리고 어느 쪽이든 매일 바르시면 됩니다.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여기에 1호 글 링크)
    ▶ 지난 글: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여기에 2호 글 링크)

    다음 글은 요즘 광고에 제일 많이 나오는 PDRN(연어 DNA)이에요. 바르는 것과 병원에서 맞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광고에서 어떤 말을 걸러야 하는지 정리해 볼게요.
    궁금한 성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어렵지 않게 풀어 드릴게요.

    — Dr. J (수의학 석사 · 바이오 계열 이학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출신 · 화장품 제조회사 대표)

    참고 자료
    1.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고시 (벤조페논-3 항목 2026.9.2 시행)
    2. 코스인코리아 “자외선 차단제 성분 ‘벤조페논-3’ ‘전신에 사용하지 말 것’ 주의사항, 9월 2일부터 시행” (2026.8.6)
    3. CNC News “자외선 차단제 성분 ‘벤조페논-3’ 주의사항 표시 의무화” (2026.8)
    4. 코스인코리아 [자외선차단제 이슈] “영국 옥시벤존 농도 상한 설정” (2026) — 영국·EU 한도 비교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 논문이 확인한 효과와 안전한 농도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거울을 보면 피부가 예전보다 칙칙하고, 만지면 거칠고, 화장이 잘 안 먹는다는 느낌이 드시나요?
    그건 나이 탓만이 아니라, 각질이 제때 떨어지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은 각질 관리의 기준이 되는 성분, 글리콜산(글라이콜릭애씨드, AHA의 대표)을
    논문 두 편과 국내외 안전 기준을 근거로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왜 나이가 들면 피부가 칙칙해질까요?

    피부 맨 바깥층인 각질은 원래 약 4주마다 새것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 교체 속도가 느려져 묵은 각질이 오래 쌓입니다.

    묵은 각질이 쌓이면
    · 빛을 고르게 반사하지 못해 피부가 칙칙해 보이고
    · 표면이 울퉁불퉁해져 화장이 뜨고
    · 그 위에 바르는 세럼·크림이 잘 흡수되지 않습니다.

    글리콜산은 이 묵은 각질끼리 붙어 있는 접착 부분을 느슨하게 풀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합니다.
    AHA 성분 중 분자가 가장 작아 피부에 잘 스며들고, 그래서 효과도 가장 잘 연구되어 있습니다.

     

    2. 논문은 무엇을 확인했을까요?

    글리콜산이 “각질만 벗겨내는 성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연구 두 편입니다.

    📌 연구 ① – 6개월 바른 뒤 피부 조직 변화
    햇빛에 손상된 피부에 AHA(글리콜산 등) 로션을 약 6개월 바르게 한 뒤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 피부 두께가 약 25% 증가 (얇아진 표피가 다시 두꺼워짐)
    · 진피의 콜라겐 밀도 증가, 탄력섬유 상태 개선
    · 염증 반응은 나타나지 않음

    출처: Ditre CM 외,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1996;34:187-195.

    📌 연구 ② – 피부 속에서 무엇이 늘어났나
    20% 글리콜산 로션을 하루 2회, 3개월 팔 안쪽에 바르게 하고 반대쪽(성분 없는 로션)과 비교했습니다.
    · 콜라겐을 만드는 유전자 활동 증가
    · 피부 속 히알루론산(수분 저장 성분) 증가
    → 글리콜산은 각질을 정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진피에 “새로 만들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출처: Bernstein EF 외, Dermatologic Surgery, 2001;27:429-433.

    ⚠ 꼭 알아두세요
    위 논문의 20~25%는 피부과 관리 수준의 고농도입니다. 집에서 매일 쓰는 화장품은 훨씬 낮은 농도로 만들어지며, 그래야 안전합니다. 효과의 방향을 보여주는 근거이지, 그 농도를 따라 쓰라는 뜻이 아닙니다.
     

    3. 그럼 집에서는 어느 정도가 안전할까요?

    다행히 이건 기준이 명확합니다. 미국과 한국 모두 같은 숫자를 씁니다.

    ① 농도 10% 이하 + ② pH(산도) 3.5 이상
    미국 화장품 성분 검토위원회(CIR)가 “소비자가 스스로 써도 안전하다”고 정한 조건입니다.

    ③ 한국 기준
    화장품법 시행규칙은 AHA가 10%를 넘거나 pH가 3.5 미만인 제품에 “전문의 등과 상담할 것”이라는 주의 문구를 표시하게 합니다. 또 AHA 제품(0.5% 초과)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할 것” 문구가 필수입니다.

    제조자 입장에서 한 가지 덧붙이면, 같은 5%라도 pH가 낮을수록 강하게 작용합니다. 산도가 낮을수록 실제로 “일하는” 글리콜산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농도만 보고 순한지 판단하면 안 되고, 처음에는 따끔함이 30초 안에 사라지는 제품인지를 기준으로 삼으시는 게 안전합니다.

     

    4. 고를 때 이 3가지만 확인하세요

    ✔ 성분표에 “글라이콜릭애씨드”가 있는지 — 이름이 “AHA”로만 적힌 제품은 어떤 산인지 알 수 없습니다
    ✔ 농도 5~8%로 시작 — 처음이면 5%, 익숙해지면 8~10%까지
    ✔ 진정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지 — 판테놀, 알란토인, 마데카소사이드 같은 이름이 있으면 자극이 덜합니다
     

    5. 이렇게 쓰세요

    · 저녁에, 세안 후 물기를 닦고 토너 단계에서 사용
    · 처음 2주는 주 2회, 괜찮으면 주 3회까지 — 매일은 권하지 않습니다
    · 비타민C·레티놀과 같은 날 쓰지 마세요 — 자극이 겹칩니다 (예: 월·목 글리콜산, 나머지 날 비타민C)
    · 다음 날 아침 자외선차단제는 필수 — 각질이 얇아져 햇빛에 더 민감해집니다
    · 바른 뒤 붉은 기가 하루 이상 가면 중단하고 보습에 집중하세요
    · 피부가 얇고 민감하다면 글리콜산 대신 젖산(락틱애씨드)이나 PHA가 더 순한 선택입니다

    오늘의 한 줄 정리
    글리콜산은 묵은 각질을 정리하고 진피에 “새로 만들어라”는 신호까지 보내는, 근거가 탄탄한 성분입니다.
    단, 집에서는 10% 이하 · pH 3.5 이상 · 주 2~3회 · 다음 날 자외선차단제 — 이 네 가지를 지켜야 합니다.

    지난 글 비타민C와 이번 글 글리콜산은 같은 날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성분을 한 주에 어떻게 나눠 쓰는지, 다음 글에서 “성분 요일표”로 정리해 드릴게요.
    궁금한 성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논문을 찾아 쉽게 풀어 드립니다.

    — Dr. J (수의학 석사 · 바이오 계열 이학박사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 출신 · 화장품 제조회사 대표)

    참고문헌
    1. Ditre CM, Griffin TD, Murphy GF, et al. Effects of alpha-hydroxy acids on photoaged skin: a pilot clinical, histologic, and ultrastructural study. J Am Acad Dermatol. 1996;34(2):187-195.
    2. Bernstein EF, Lee J, Brown DB, Yu R, Van Scott E. Glycolic acid treatment increases type I collagen mRNA and hyaluronic acid content of human skin. Dermatol Surg. 2001;27(5):429-433.
    3. U.S. FDA, Alpha Hydroxy Acids (CIR 안전성 결론: 농도 10% 이하, pH 3.5 이상).
    4.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 3] 화장품 유형과 사용 시의 주의사항 — 알파-하이드록시애시드 함유 제품.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논문이 말하는 3가지 조건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논문이 말하는 3가지 조건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화장품을 만들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겁니다.
    “비타민C 세럼, 정말 효과 있어요? 어떤 걸 사야 해요?”

    답은 “효과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입니다.
    오늘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논문 두 편을 근거로, 꼭 알아야 할 것만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1. 비타민C는 피부에서 무슨 일을 할까요?

    비타민C(정확한 이름은 L-아스코르빈산)는 피부에서 세 가지 일을 합니다.

    ① 콜라겐을 만드는 재료 — 콜라겐 생성 효소가 일하려면 비타민C가 꼭 필요합니다.
    ② 자외선 손상 방어 — 강한 항산화 성분으로 피부 노화를 늦춥니다.
    ③ 잡티·기미 완화 — 멜라닌 색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합니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피부 속 비타민C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50대 이후에는 “바르는 비타민C”가 더 의미가 있습니다.

    2. 50대 여성 20명, 6개월 실험 결과

    프랑스 연구팀이 51~59세 여성 20명에게 5% 비타민C 크림을 한쪽 얼굴에, 반대쪽엔 가짜 크림을 6개월간 매일 바르게 했습니다. 누가 어느 쪽인지 모르게 한 이중맹검 시험입니다.

    📌 결과
    · 주름·거칠기·탄력을 합친 피부 점수가 6.7 → 4.4점으로 개선 (낮을수록 좋음)
    · 깊은 주름이 줄고 피부결이 촘촘해짐
    · 조직검사에서 정상적인 탄력섬유가 늘어난 것을 확인

    출처: Humbert PG 외, Experimental Dermatology, 2003;12:237-244.

    3. 그런데 “아무 비타민C”나 되는 건 아닙니다

    미국 듀크대 피넬 교수팀은 비타민C가 실제로 피부 속에 들어가는 조건을 실험했습니다. 결과가 아주 명확합니다.

    ① 산도(pH) 3.5 이하일 때만 피부에 흡수됩니다.
    ② 농도는 20%가 최대 — 그 이상 넣어도 흡수량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③ 3일 바르면 피부 속 농도가 포화되고, 그 뒤 약 4일간 유지됩니다.
    ④ 안정화 유도체(마그네슘 아스코빌 포스페이트 등)는 피부 속 비타민C 농도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출처: Pinnell SR 외, Dermatologic Surgery, 2001;27:137-142.

    제조자 입장에서 덧붙이면, 순수 비타민C는 물과 공기를 만나면 쉽게 산화됩니다. 세럼이 노랗게, 갈색으로 변했다면 이미 효과가 많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안정성이 좋은 유도체를 쓰는 제품이 많은데, 위 논문처럼 흡수 면에서는 순수형이 유리합니다. 둘은 장단점이 다를 뿐, 어느 쪽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4. 고를 때 이 3가지만 확인하세요

    ✔ 성분표에 “아스코빅애씨드”가 앞쪽에 있는지 (순수 비타민C)
    ✔ 농도 10~20% 사이인지 (처음이면 10%부터)
    ✔ 어두운 색 용기 · 개봉 후 3개월 안에 다 쓸 수 있는 용량인지

    5. 이렇게 바르세요

    · 아침에 세안 후 토너 다음 단계에서 2~3방울
    · 그 위에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릅니다 (효과가 서로 더해집니다)
    · 처음에 살짝 따끔하면 정상입니다. 며칠 지나도 붉어지면 농도를 낮추세요
    · 레티놀과 같이 쓰려면 아침 비타민C, 저녁 레티놀로 나누는 것이 편합니다

    오늘의 한 줄 정리
    비타민C는 6개월 꾸준히 바르면 50대 피부에도 효과가 확인된 성분입니다.
    단, 순수형 · 적정 농도 · 변색되지 않은 것 — 이 세 가지를 지켜야 그 효과를 얻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비타민C와 함께 쓰면 좋은 성분, 피해야 할 조합을 정리하겠습니다.
    궁금한 성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논문을 찾아 쉽게 풀어 드립니다.

    — Dr. J (수의학 석사 · 바이오 계열 이학박사 · 前 한국생명공학연구원 · 화장품 제조회사 대표)

    참고문헌
    1. Humbert PG, Haftek M, Creidi P, et al. Topical ascorbic acid on photoaged skin. Clinical, topographical and ultrastructural evaluation: double-blind study vs. placebo. Experimental Dermatology. 2003;12(3):237-244.
    2. Pinnell SR, Yang H, Omar M, et al. Topical L-ascorbic acid: percutaneous absorption studies. Dermatologic Surgery. 2001;27(2):137-142.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