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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티놀, 처음이라면 0.1%부터 – 농도 숫자 읽는 법과 처음 4주 사용법

    레티놀, 숫자로 읽기 – 0.075%·0.1%·0.3%·1% 농도 눈금, Dr. J 성분노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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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오늘부터 ‘성분 백과’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에서 자주 만나는 성분을 하나씩 같은 틀로 정리합니다. 무엇에 좋은지, 근거는 어디까지 있는지, 농도는 어떻게 읽는지, 어떤 것을 골라야 하고 무엇과 함께 쓰면 안 되는지. 이 다섯 가지를 매번 같은 순서로 다룰 예정이에요.

    첫 번째는 레티놀입니다. 주름 성분 가운데 사람 피부로 확인한 연구가 가장 많고, 그만큼 “따가워서 못 쓰겠다”, “1%가 좋다던데” 같은 오해도 가장 많은 성분이에요. 제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레티놀은 잘 만들기가 정말 어려운 성분이기도 합니다. 빛과 공기에 약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르는 기준도 다른 성분과 조금 다릅니다.

     

    바쁘신 분은 이 다섯 줄만

    ✔ 레티놀은 비타민A의 한 형태로, 피부 안에서 레티노산으로 바뀌어 잔주름·거친 결·색소 불균형을 개선합니다
    ✔ 처음이라면 0.1%로 시작해도 됩니다. 0.1%로 52주 동안 확인한 연구에서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가 개선됐습니다
    ✔ 한국 기능성화장품 기준은 2,500 IU/g(약 0.075%), EU는 얼굴 제품 상한을 0.3%로 정했습니다. 1%가 0.1%보다 10배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밤에, 콩알만큼, 주 2회부터. 첫 2~6주의 따끔함·건조함은 대부분 적응 반응이에요.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나이아신아마이드·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와는 잘 맞고, 비타민C는 아침에, AHA/BHA는 다른 날에, 벤조일퍼옥사이드와는 같은 시간에 쓰지 않습니다
     

    1. 레티놀은 왜 효과가 있나 – 근거는 어디까지

    레티놀은 비타민A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안에서 레티놀 → 레티날 → 레티노산 순서로 바뀌고, 마지막 레티노산이 실제로 일을 합니다. 피부 세포에게 “새 세포를 더 만들고, 콜라겐을 더 만들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레티노산 자체는 트레티노인이라는 이름의 처방 의약품이고,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화장품에 쓰는 레티놀은 이보다 약 10배 순한 대신 자극이 훨씬 적어 꾸준히 쓰기 쉽습니다.

    사람 피부에서 확인한 대표 연구 세 가지

    · 0.4% 레티놀, 24주 — 80~96세 36명의 팔 안쪽에 주 최대 3회 바른 연구. 4주째부터 잔주름이 옅어지기 시작했고, 피부 속 수분을 잡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약 40%, 콜라겐의 재료인 프로콜라겐도 늘었습니다. 다만 고농도라 홍반·벗겨짐이 흔했고 3명은 중단했어요. 그리고 사용을 멈추자 48주째에는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 0.1% 안정화 레티놀, 52주 — 62명이 1년 동안 얼굴에 바른 이중맹검 연구.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 개선, 피부 조직에서는 프로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이 늘었습니다. 낮은 농도라도 오래 쓰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예요
    · 2025년 메타분석 — 광노화 치료 연구 23편(3,905명)을 한꺼번에 분석한 결과, 레티놀은 잔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된 성분으로 분류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레티놀은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의 이슈는 이미 해소되었고, 이제 질문은 “어느 농도로, 어떻게 써야 자극 없이 오래 쓸 수 있나”입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농도예요.

     

    2. 농도 숫자 읽는 법 – 0.075%, 0.1%, 0.3%, 1%

    레티놀 농도 지도 – 한국 기능성 고시 0.075%, 연구 0.1%·0.4%, EU 얼굴 제품 상한 0.3%, 시판 1%

    레티놀 제품에는 숫자가 여러 개 등장합니다. 하나씩 뜻을 알아 두면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 않아요.

    · 2,500 IU/g (≈ 0.075%) — 한국 식약처가 정한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고시 함량입니다. 레티놀이 이만큼 들어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기능성화장품’으로 표시할 수 있어요. 레티놀의 순한 형태인 레티닐팔미테이트는 10,000 IU/g이 기준입니다. 그러니 ‘기능성화장품’ 표시가 있다 = 최소 0.075%는 들어 있다는 뜻이지, 고농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 0.1% — 위에서 본 52주 연구의 농도이자, 시판 제품에서 가장 흔한 입문 농도. 처음이라면 여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 0.3%EU가 2024년에 정한 얼굴·손 제품의 상한입니다(바디로션은 0.05%). 2025년 11월부터 이보다 높은 신제품은 EU에서 출시할 수 없고, 2027년 5월부터는 기존 제품도 팔 수 없어요. 이유는 피부 자극이 아니라 음식으로 먹는 비타민A까지 합치면 하루 섭취량이 넘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EU 제품에는 “비타민A가 들어 있으니 하루 섭취량을 고려하라”는 문구가 붙습니다
    · 0.4%, 1% — 0.4%는 24주 연구에서 효과와 함께 자극도 많이 나온 농도이고, 1%는 한국·미국 시판 제품에 흔한 고농도입니다. 효과가 더 빠를 수는 있지만 자극이 먼저 오고, EU에서는 판매할 수 없는 농도예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0.3%는 안전을 위한 상한선이지 “이만큼은 써야 효과가 있다”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0.1%로 1년을 꾸준히 쓴 사람이 1%를 한 달 쓰고 따가워서 그만둔 사람보다 결과가 좋습니다.

     

    3. 레티놀 말고도 있어요 – 레티노이드 사다리

    성분표를 보면 레티놀 대신 다른 이름이 적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 비타민A 가족이고, 사다리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름 (성분표 표기) 특징 이런 분에게
    레티닐팔미테이트가장 순한 형태. 피부에서 두 번 바뀌어야 일해서 효과도 가장 완만아주 민감한 피부, 첫 경험
    레티놀화장품의 기준점. 연구가 가장 많음대부분의 시작
    레티날(레티날데하이드)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 0.05%로 처방약(트레티노인)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자극은 적었다는 연구가 있음레티놀에 적응한 뒤 한 단계 올릴 때
    레티노산(트레티노인)처방 의약품.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음피부과 상담 후

    최근 한국 제품에 레티날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인데 자극은 크게 늘지 않아서요. 다만 레티날은 레티놀보다 더 불안정해서, 제형과 용기를 더 까다롭게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5번에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4. 처음 4주, 이렇게 쓰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레티놀 시작하는 법 – 처음 4주 로드맵, 같이 쓰면 좋은 성분과 피할 성분,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레티놀을 쓰다 그만두는 이유는 거의 하나예요. 처음부터 매일, 많이 발라서 피부가 따갑고 벗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피부과에서는 ‘적응 기간’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2~6주 걸립니다. 이 기간만 잘 넘기면 그 뒤는 편해요.

    1~2주 — 밤에만, 주 2회, 얼굴 전체에 콩알 크기 하나. 세안 후 보습제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레티놀, 그 위에 다시 보습제(이른바 ‘샌드위치’). 눈가·입가·코 옆은 피합니다
    3~4주 — 괜찮으면 주 3회로. 약간의 따끔함·건조함·각질은 적응 반응이지만, 붉어지고 화끈거리면 횟수를 다시 줄입니다
    5주 이후 — 격일 또는 매일 밤. 이때부터 농도를 한 단계 올려도 됩니다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레티놀을 쓰는 피부는 햇빛에 더 약해지고, 레티놀 자체도 빛에 분해됩니다. 그래서 밤에 바르는 거예요
    임신 준비 중·임신·수유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바르는 레티놀이 몸에 흡수되는 양은 적지만, 비타민A 계열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부과에서는 이 기간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같이 쓰면? – 궁합 정리

    · 나이아신아마이드 → 좋아요. 피부 장벽의 재료인 세라마이드를 늘려 주는 성분이라, 레티놀의 건조·자극을 완충해 줍니다. 한 제품에 같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요
    · 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판테놀·센텔라 → 좋아요. 적응 기간의 가장 좋은 친구들입니다
    · 비타민C(순수 아스코빅애씨드) → 함께 써도 되지만, 처음엔 시간을 나누세요. 0.07% 레티놀과 3.5% 비타민C를 함께 바른 3개월 연구에서 표피가 두꺼워지는 개선이 확인돼 “같이 쓰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둘 다 자극이 있을 수 있어서 초보자는 비타민C는 아침, 레티놀은 밤이 편합니다
    · AHA(글리콜산)·BHA(살리실산) → 다른 날 밤에. 각질을 벗기는 산과 레티놀을 같은 밤에 겹치면 자극이 두 배가 됩니다. 산은 월·목, 레티놀은 화·금처럼 요일을 나누세요
    · 벤조일퍼옥사이드(여드름 약) → 같은 시간에 쓰지 마세요. 처방 레티노이드(트레티노인)를 벤조일퍼옥사이드와 함께 두면 빛 아래 2시간 만에 절반 이상이 분해됐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레티놀도 산화에 약한 성분이니 아침 벤조일퍼옥사이드, 밤 레티놀로 나눕니다
    · 레티놀 제품 두 개(세럼+크림) 겹치기 → 피하세요. 농도가 합쳐져 자극이 늘어납니다. 하나만 고르세요

    12가지 성분의 조합 66가지는 화장품 성분 궁합표에서 표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5.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 제조하는 사람의 눈으로

    레티놀은 빛, 공기, 열에 약합니다. 여러 나라 시판 제품을 분석한 연구에서 거의 모든 화장품에서 레티노이드 함량이 표기보다 줄어드는 불안정성이 확인됐어요. 그래서 레티놀은 “얼마나 넣었나”보다 “개봉 전까지 활성이 살아 있나”가 더 중요합니다. 제조하는 사람이 제품을 볼 때 확인하는 다섯 가지입니다.

    농도가 숫자로 적혀 있는가 — “레티놀 함유”만 있고 %가 없으면 0.01%일 수도 있습니다. 0.1%, 0.3%처럼 숫자를 밝힌 제품이 정직한 제품이에요
    불투명하고 공기가 안 닿는 용기인가 — 투명 유리병에 스포이드로 여닫는 레티놀은, 쓰는 동안 계속 산화됩니다. 알루미늄 튜브나 에어리스 펌프가 맞습니다
    캡슐화·안정화 표시가 있는가 — 레티놀을 작은 캡슐에 싸서 빛과 공기를 막고 자극도 줄이는 기술입니다. 52주 연구도 ‘안정화 레티놀’로 했어요
    진정·보습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가 —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라마이드, 판테놀, 마데카소사이드 같은 이름이 성분표 앞쪽에 있으면 적응 기간이 훨씬 편합니다
    ‘기능성화장품’ 표시의 뜻을 알고 보기 — 표시가 있으면 고시 함량(0.075%) 이상은 확실히 들어 있다는 보증입니다. 표시가 없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함량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살펴보세요
     

    한 줄 정리

    레티놀은 0.1%로 시작해 밤에 주 2회, 4주 적응과정이 필요합니다.
    숫자가 적힌, 불투명한 용기의, 진정 성분이 함께 든 제품을 고르시고, 비타민C는 아침·산은 다른 날·벤조일퍼옥사이드는 따로. 이렇게 1년을 쓰면 연구가 보여 준 그 변화가 내 얼굴에서도 보입니다.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고르는 3가지 조건
    ▶ 지난 글: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 함께 보기: 화장품 성분 궁합표 – 12가지 성분, 같이 써도 되는 것과 시간을 나눌 것

    다음 성분 백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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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1.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4] 자료제출이 생략되는 기능성화장품의 종류 — 주름개선: 레티놀 2,500 IU/g, 레티닐팔미테이트 10,000 IU/g, 아데노신 0.04%,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0.05~0.2% (IU 환산: 레티놀 1 IU = 0.3 µg)
    2.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996 (2024.4.3) —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 얼굴·손 제품 0.3% RE, 바디로션 0.05% RE, 비타민A 섭취 문구 의무, 신제품 2025.11.1 / 기존 제품 2027.5.1
    3. Kafi R, Kwak HS, … Kang S. “Improvement of naturally aged skin with vitamin A (retinol).” Archives of Dermatology 2007;143(5):606-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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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Comparative efficacy of topical interventions for facial photoaging: a network meta-analysis.” Scientific Reports 2025 — RCT 23편, 3,905명
    6. Milosheska D, Roškar R. “Use of Retinoids in Topical Antiaging Treatments: A Focused Review of Clinical Evidence for Conventional and Nanoformulations.” Advances in Therapy 2022;39(12):5351-5375
    7. Seité S et al. “Histological evaluation of a topically applied retinol-vitamin C combination.”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2005;18(2):8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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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Tanno O et al. “Nicotinamide increases biosynthesis of ceramides as well as other stratum corneum lipids to improve the epidermal permeability barrier.”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00;143(3):524-531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피부 질환 치료 중이라면 사용 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저자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