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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성분 궁합표 – 12가지 성분, 같이 써도 되는 것과 시간을 나눌 것 (궁합 검색 도구 포함)

    성분 궁합, 나쁜 이유는 세 가지 – 자극 겹침·산화·pH, 표를 읽는 세 가지 색, Dr. J 성분노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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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성분 글을 올리면 댓글과 메시지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랑 △△ 같이 써도 돼요?” 레티놀과 비타민C, 나이아신아마이드와 비타민C, AHA와 레티놀… 검색해 보면 답이 글마다 달라서 더 헷갈리셨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자주 쓰는 성분 12가지의 조합 66가지를 표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표만 보셔도 되고, 아래에 성분 두 개를 고르면 궁합이 바로 나오는 도구도 넣어 두었어요. 그런데 먼저 “궁합이 나쁘다”는 말이 실제로 무슨 뜻인지를 알면 표에 없는 조합도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이유는 딱 세 가지이거든요.

     

    바쁘신 분은 이 여섯 줄만

    레티놀 + 나이아신아마이드 → 좋아요.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장벽을 세워 레티놀 자극을 줄여 줍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 비타민C → 좋아요. “같이 쓰면 안 된다”는 옛 실험실 조건에서 나온 오해입니다
    레티놀 + 비타민C → 함께 써도 되지만(연구 있음), 처음엔 비타민C 아침 · 레티놀 밤이 편합니다
    레티놀 + AHA/BHA → 같은 밤에 겹치지 마세요. 각질 제거와 레티놀이 만나면 자극이 두 배입니다. 요일을 나눕니다
    벤조일퍼옥사이드 + 레티놀/비타민C → 같은 시간에 쓰지 마세요. 벤조일퍼옥사이드는 산화제라 상대를 망가뜨립니다. 아침/밤 분리
    히알루론산 · 세라마이드 · 판테놀 · PDRN → 누구와도 잘 맞는 ‘진정 팀’. 자극 있는 성분 옆에 꼭 두세요
     

    성분 두 개를 골라 보세요 – 궁합 검색

    +
    두 성분을 고르면 궁합과 이유가 여기에 나옵니다.

    ※ 비타민C는 순수 아스코빅애씨드 기준(유도체는 더 순함). 일반 원칙이며 제품의 농도·제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1. 궁합이 나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성분 조합에 대한 말이 많지만, 제조하는 사람 눈으로 보면 “같이 쓰면 안 된다”에는 이유가 세 가지밖에 없습니다. 이 셋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첫째, 자극이 겹친다. 가장 흔한 이유예요. 레티놀도 따갑고 AHA도 따가운데, 둘을 같은 밤에 바르면 피부 장벽이 두 번 공격받습니다. 성분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내 피부가 감당을 못 하는 것이죠. 그래서 해결책도 간단합니다. 요일이나 아침·밤으로 나누면 됩니다
    · 둘째, 한쪽이 다른 쪽을 망가뜨린다. 진짜로 “성분끼리 싸우는” 경우인데, 화장품에서는 드물어요. 대표가 벤조일퍼옥사이드입니다. 강한 산화제라서 레티노이드나 비타민C처럼 산화에 약한 성분을 분해합니다. 처방 레티노이드(트레티노인)를 벤조일퍼옥사이드와 함께 두고 빛을 비추자 2시간 만에 절반 이상, 24시간 뒤엔 95%가 분해됐다는 연구가 있어요. 이런 조합은 시간을 확실히 떼어 놓습니다
    · 셋째, pH가 다르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지만 과장된 이유입니다. 순수 비타민C는 pH 3.5 아래에서 안정하고, 나이아신아마이드는 중성 근처를 좋아하니 “같이 쓰면 서로 못 쓴다”는 말이 돌았어요. 그런데 이것은 1960년대에 고온에서 오랫동안 끓인 실험 조건에서 나온 결과이고, 상온에서 피부에 바르는 몇 분 사이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한 병에 둘을 함께 넣은 제품이 많은 이유예요

    표를 볼 때 이 세 가지를 떠올리시면, 초록은 셋 다 해당 없음, 노랑은 첫째(자극) 주의, 빨강은 첫째가 심하거나 둘째(산화)에 해당이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2. 성분 궁합표 – 12가지 성분 × 66가지 조합

    화장품 성분 궁합표 12×12 – 레티놀·비타민C·나이아신아마이드·AHA·BHA·벤조일퍼옥사이드·아젤라산·트라넥삼산·펩타이드·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PDRN 조합별 좋아요/주의/겹치지 않기
    ● 초록 – 좋아요. 같은 루틴에서 겹쳐 발라도 됩니다. 오히려 서로 도와주는 짝도 있어요
    ● 노랑 – 함께 쓸 수 있지만 자극 주의. 피부가 튼튼하면 같이 써도 되고, 민감하면 아침·저녁으로 나누세요
    ✕ 빨강 – 같은 시간에 겹치지 마세요. 아침/밤 또는 다른 날로 확실히 떼어 놓습니다

    표를 읽을 때 두 가지만 덧붙일게요. 여기서 비타민C는 순수 아스코빅애씨드 기준입니다. 유도체(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에칠아스코빌에텔 등)는 훨씬 순해서 노랑 칸 대부분이 초록이 됩니다. 그리고 펩타이드 중 구리펩타이드만은 비타민C와 시간을 나누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타민C가 구리를 환원시켜 둘 다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요. 이것은 연구가 충분하진 않지만 손해 볼 것이 없는 원칙입니다.

     

    3. 가장 많이 묻는 조합 10가지, 근거와 함께

    가장 많이 묻는 성분 조합 6가지와 아침·밤 루틴 예시 – 레티놀+비타민C, 레티놀+나이아신아마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비타민C, 레티놀+AHA/BHA, 벤조일퍼옥사이드+레티놀, AHA+BHA

    1. 레티놀 + 비타민C → 함께 가능, 초보는 나누기. 0.07% 레티놀과 3.5% 비타민C를 함께 바른 3개월 연구에서 표피가 두꺼워지는 개선이 확인됐습니다. “절대 같이 쓰면 안 된다”는 사실이 아니에요. 다만 둘 다 자극이 있으니 처음엔 비타민C 아침, 레티놀 밤이 편합니다.

    2. 레티놀 + 나이아신아마이드 → 좋아요.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피부 장벽의 재료인 세라마이드 합성을 늘리는 성분입니다. 레티놀의 건조·따끔함을 완충해 줘요. 한 병에 함께 든 제품이 많은 이유입니다.

    3. 나이아신아마이드 + 비타민C → 좋아요. 1번에서 말씀드린 대로 오해입니다. 미백 기능성 고시 성분에 나이아신아마이드(2~5%)와 비타민C 유도체가 나란히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색소 고민이 있다면 둘을 함께 쓰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4. 레티놀 + AHA/BHA → 같은 밤에 겹치지 않기. AHA(글리콜산·락틱)와 BHA(살리실산)는 각질을 벗겨 내고, 레티놀은 세포 교체를 빠르게 합니다. 둘이 만나면 피부가 얇아진 느낌과 붉어짐이 쉽게 옵니다. 산은 화·토, 레티놀은 월·수·금처럼 요일을 나누세요.

    5. AHA + BHA → 가능하지만 매일은 과함. 한 제품에 둘이 함께 든 경우도 많아요. 다만 매일 쓰면 장벽이 무너집니다. 주 1~2회로 두고, 민감하면 하나만 고르세요.

    6. 벤조일퍼옥사이드 + 레티놀 → 아침/밤 분리. 위의 분해 연구가 그 근거입니다. 여드름 치료 중이라면 아침 벤조일퍼옥사이드, 밤 레티놀로 나누면 둘 다 쓸 수 있어요.

    7. 벤조일퍼옥사이드 + 비타민C → 아침/밤 분리. 비타민C는 항산화제, 벤조일퍼옥사이드는 산화제. 만나면 비타민C가 먼저 소모됩니다.

    8. 비타민C + AHA/BHA → 자극 주의. 셋 다 산성이라 pH는 문제없지만, 따끔함이 겹칩니다. 튼튼한 피부는 같이 써도 되고, 민감하면 비타민C 아침·산은 밤.

    9. 트라넥삼산 + 나이아신아마이드/비타민C → 좋아요. 셋은 색소를 다른 길로 막는 성분들이라 미백 루틴에서 함께 쓰는 조합입니다. 트라넥삼산은 자극도 거의 없어요.

    10. 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판테놀·PDRN + 무엇이든 → 좋아요. 이 넷은 ‘진정 팀’입니다. 자극 있는 성분(레티놀·산·벤조일퍼옥사이드)을 쓰는 날, 그 앞뒤로 발라 주면 적응이 훨씬 편해요. 지난 글에서 다룬 PDRN도 이 팀에 속합니다.

     

    4. 나눠 쓰는 법 – 아침/밤 루틴 예시와 바르는 순서

    “나누라”는 말이 막연하게 느껴지실까 봐 예시를 하나 만들었어요. 그대로 따르실 필요는 없고, 자극 성분은 하루에 하나만이라는 원칙만 지키시면 됩니다.

    아침 밤 (월·수·금) 밤 (화·토)
    세안 → 비타민C → 나이아신아마이드·히알루론산 → 보습 → 자외선차단제 세안 → 보습제 → 레티놀 → 보습제 → 세라마이드·판테놀 세안 → AHA 또는 BHA(택1) → 히알루론산·PDRN → 보습제
    목·일 밤은 보습만. 쉬는 날이 있어야 피부가 적응합니다
    바르는 순서는 묽은 것 → 진한 것. 물 같은 세럼 먼저, 크림은 나중. 사이에 1분쯤 두면 겹침이 줄어요
    새 성분은 한 번에 하나씩, 2주 간격으로 추가하세요. 그래야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습니다
    ✔ 여드름 약(벤조일퍼옥사이드)을 쓰신다면 아침 자리에 넣고, 그날 밤에는 레티놀·비타민C를 피합니다
     

    한 줄 정리

    궁합이 나쁜 이유는 자극 겹침, 산화, pH 셋이고 pH는 대부분 과장입니다.
    자극 성분은 하루에 하나, 벤조일퍼옥사이드는 따로, 진정 팀은 언제나 함께. 이 세 줄이면 표에 없는 조합도 판단하실 수 있어요.

    ▶ 함께 보기: 레티놀, 처음이라면 0.1%부터 – 농도 숫자 읽는 법과 처음 4주 사용법 (성분 백과 ①)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고르는 3가지 조건
    ▶ 지난 글: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졌다면, 글리콜산(AHA)
    ▶ 지난 글: PDRN 크림, 제대로 고르는 5가지 조건

    이 표는 새 연구가 나오면 고쳐 나갈 예정입니다. 표에 없는 조합이 궁금하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다음 성분 백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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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1. Seité S et al. “Histological evaluation of a topically applied retinol-vitamin C combination.”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2005;18(2):81-87 — 0.07% 레티놀 + 3.5% 비타민C 병용 3개월, 표피 두께 증가
    2. Martin B et al. “Chemical stability of adapalene and tretinoin when combined with benzoyl peroxide in presence and in absence of visible light and ultraviolet radiation.”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8;139(Suppl 52):8-11 — 트레티노인 + 벤조일퍼옥사이드, 빛 아래 2시간 50% 이상·24시간 95% 분해
    3. Tanno O et al. “Nicotinamide increases biosynthesis of ceramides as well as other stratum corneum lipids to improve the epidermal permeability barrier.”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00;143(3):524-531
    4. Milosheska D, Roškar R. “Use of Retinoids in Topical Antiaging Treatments: A Focused Review of Clinical Evidence for Conventional and Nanoformulations.” Advances in Therapy 2022;39(12):5351-5375 — 레티노이드 자극의 용량 의존성, 저농도 시작·보습 병용 권고
    5.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4] — 미백 고시 성분: 나이아신아마이드 2~5%,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2%, 에칠아스코빌에텔 1~2%, 마그네슘아스코빌포스페이트 3%, 아스코빌테트라이소팔미테이트 2% 등
    6. 나이아신아마이드·비타민C 병용에 관한 오해는 1960년대 고온 조건 실험(니코틴산 생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온 제형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재 피부과·화장품 과학계의 일반적 견해입니다
    ※ 이 표는 일반 원칙이며 제품의 농도·제형·pH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고,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피부 질환 치료 중이라면 사용 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저자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레티놀, 처음이라면 0.1%부터 – 농도 숫자 읽는 법과 처음 4주 사용법

    레티놀, 숫자로 읽기 – 0.075%·0.1%·0.3%·1% 농도 눈금, Dr. J 성분노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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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r. J입니다.
    오늘부터 ‘성분 백과’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에서 자주 만나는 성분을 하나씩 같은 틀로 정리합니다. 무엇에 좋은지, 근거는 어디까지 있는지, 농도는 어떻게 읽는지, 어떤 것을 골라야 하고 무엇과 함께 쓰면 안 되는지. 이 다섯 가지를 매번 같은 순서로 다룰 예정이에요.

    첫 번째는 레티놀입니다. 주름 성분 가운데 사람 피부로 확인한 연구가 가장 많고, 그만큼 “따가워서 못 쓰겠다”, “1%가 좋다던데” 같은 오해도 가장 많은 성분이에요. 제조하는 입장에서 보면 레티놀은 잘 만들기가 정말 어려운 성분이기도 합니다. 빛과 공기에 약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르는 기준도 다른 성분과 조금 다릅니다.

     

    바쁘신 분은 이 다섯 줄만

    ✔ 레티놀은 비타민A의 한 형태로, 피부 안에서 레티노산으로 바뀌어 잔주름·거친 결·색소 불균형을 개선합니다
    ✔ 처음이라면 0.1%로 시작해도 됩니다. 0.1%로 52주 동안 확인한 연구에서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가 개선됐습니다
    ✔ 한국 기능성화장품 기준은 2,500 IU/g(약 0.075%), EU는 얼굴 제품 상한을 0.3%로 정했습니다. 1%가 0.1%보다 10배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밤에, 콩알만큼, 주 2회부터. 첫 2~6주의 따끔함·건조함은 대부분 적응 반응이에요.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나이아신아마이드·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와는 잘 맞고, 비타민C는 아침에, AHA/BHA는 다른 날에, 벤조일퍼옥사이드와는 같은 시간에 쓰지 않습니다
     

    1. 레티놀은 왜 효과가 있나 – 근거는 어디까지

    레티놀은 비타민A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안에서 레티놀 → 레티날 → 레티노산 순서로 바뀌고, 마지막 레티노산이 실제로 일을 합니다. 피부 세포에게 “새 세포를 더 만들고, 콜라겐을 더 만들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레티노산 자체는 트레티노인이라는 이름의 처방 의약품이고,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화장품에 쓰는 레티놀은 이보다 약 10배 순한 대신 자극이 훨씬 적어 꾸준히 쓰기 쉽습니다.

    사람 피부에서 확인한 대표 연구 세 가지

    · 0.4% 레티놀, 24주 — 80~96세 36명의 팔 안쪽에 주 최대 3회 바른 연구. 4주째부터 잔주름이 옅어지기 시작했고, 피부 속 수분을 잡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약 40%, 콜라겐의 재료인 프로콜라겐도 늘었습니다. 다만 고농도라 홍반·벗겨짐이 흔했고 3명은 중단했어요. 그리고 사용을 멈추자 48주째에는 차이가 사라졌습니다
    · 0.1% 안정화 레티놀, 52주 — 62명이 1년 동안 얼굴에 바른 이중맹검 연구. 눈가 잔주름 44%, 색소 불균형 84% 개선, 피부 조직에서는 프로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이 늘었습니다. 낮은 농도라도 오래 쓰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예요
    · 2025년 메타분석 — 광노화 치료 연구 23편(3,905명)을 한꺼번에 분석한 결과, 레티놀은 잔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된 성분으로 분류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레티놀은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의 이슈는 이미 해소되었고, 이제 질문은 “어느 농도로, 어떻게 써야 자극 없이 오래 쓸 수 있나”입니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는 농도예요.

     

    2. 농도 숫자 읽는 법 – 0.075%, 0.1%, 0.3%, 1%

    레티놀 농도 지도 – 한국 기능성 고시 0.075%, 연구 0.1%·0.4%, EU 얼굴 제품 상한 0.3%, 시판 1%

    레티놀 제품에는 숫자가 여러 개 등장합니다. 하나씩 뜻을 알아 두면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 않아요.

    · 2,500 IU/g (≈ 0.075%) — 한국 식약처가 정한 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 고시 함량입니다. 레티놀이 이만큼 들어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기능성화장품’으로 표시할 수 있어요. 레티놀의 순한 형태인 레티닐팔미테이트는 10,000 IU/g이 기준입니다. 그러니 ‘기능성화장품’ 표시가 있다 = 최소 0.075%는 들어 있다는 뜻이지, 고농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 0.1% — 위에서 본 52주 연구의 농도이자, 시판 제품에서 가장 흔한 입문 농도. 처음이라면 여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 0.3%EU가 2024년에 정한 얼굴·손 제품의 상한입니다(바디로션은 0.05%). 2025년 11월부터 이보다 높은 신제품은 EU에서 출시할 수 없고, 2027년 5월부터는 기존 제품도 팔 수 없어요. 이유는 피부 자극이 아니라 음식으로 먹는 비타민A까지 합치면 하루 섭취량이 넘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EU 제품에는 “비타민A가 들어 있으니 하루 섭취량을 고려하라”는 문구가 붙습니다
    · 0.4%, 1% — 0.4%는 24주 연구에서 효과와 함께 자극도 많이 나온 농도이고, 1%는 한국·미국 시판 제품에 흔한 고농도입니다. 효과가 더 빠를 수는 있지만 자극이 먼저 오고, EU에서는 판매할 수 없는 농도예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0.3%는 안전을 위한 상한선이지 “이만큼은 써야 효과가 있다”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0.1%로 1년을 꾸준히 쓴 사람이 1%를 한 달 쓰고 따가워서 그만둔 사람보다 결과가 좋습니다.

     

    3. 레티놀 말고도 있어요 – 레티노이드 사다리

    성분표를 보면 레티놀 대신 다른 이름이 적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 비타민A 가족이고, 사다리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름 (성분표 표기) 특징 이런 분에게
    레티닐팔미테이트가장 순한 형태. 피부에서 두 번 바뀌어야 일해서 효과도 가장 완만아주 민감한 피부, 첫 경험
    레티놀화장품의 기준점. 연구가 가장 많음대부분의 시작
    레티날(레티날데하이드)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 0.05%로 처방약(트레티노인)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자극은 적었다는 연구가 있음레티놀에 적응한 뒤 한 단계 올릴 때
    레티노산(트레티노인)처방 의약품.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음피부과 상담 후

    최근 한국 제품에 레티날이 많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레티놀보다 한 단계 위인데 자극은 크게 늘지 않아서요. 다만 레티날은 레티놀보다 더 불안정해서, 제형과 용기를 더 까다롭게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5번에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4. 처음 4주, 이렇게 쓰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레티놀 시작하는 법 – 처음 4주 로드맵, 같이 쓰면 좋은 성분과 피할 성분,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레티놀을 쓰다 그만두는 이유는 거의 하나예요. 처음부터 매일, 많이 발라서 피부가 따갑고 벗겨졌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피부과에서는 ‘적응 기간’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2~6주 걸립니다. 이 기간만 잘 넘기면 그 뒤는 편해요.

    1~2주 — 밤에만, 주 2회, 얼굴 전체에 콩알 크기 하나. 세안 후 보습제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레티놀, 그 위에 다시 보습제(이른바 ‘샌드위치’). 눈가·입가·코 옆은 피합니다
    3~4주 — 괜찮으면 주 3회로. 약간의 따끔함·건조함·각질은 적응 반응이지만, 붉어지고 화끈거리면 횟수를 다시 줄입니다
    5주 이후 — 격일 또는 매일 밤. 이때부터 농도를 한 단계 올려도 됩니다
    낮에는 반드시 자외선차단제. 레티놀을 쓰는 피부는 햇빛에 더 약해지고, 레티놀 자체도 빛에 분해됩니다. 그래서 밤에 바르는 거예요
    임신 준비 중·임신·수유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바르는 레티놀이 몸에 흡수되는 양은 적지만, 비타민A 계열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부과에서는 이 기간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같이 쓰면? – 궁합 정리

    · 나이아신아마이드 → 좋아요. 피부 장벽의 재료인 세라마이드를 늘려 주는 성분이라, 레티놀의 건조·자극을 완충해 줍니다. 한 제품에 같이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아요
    · 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판테놀·센텔라 → 좋아요. 적응 기간의 가장 좋은 친구들입니다
    · 비타민C(순수 아스코빅애씨드) → 함께 써도 되지만, 처음엔 시간을 나누세요. 0.07% 레티놀과 3.5% 비타민C를 함께 바른 3개월 연구에서 표피가 두꺼워지는 개선이 확인돼 “같이 쓰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둘 다 자극이 있을 수 있어서 초보자는 비타민C는 아침, 레티놀은 밤이 편합니다
    · AHA(글리콜산)·BHA(살리실산) → 다른 날 밤에. 각질을 벗기는 산과 레티놀을 같은 밤에 겹치면 자극이 두 배가 됩니다. 산은 월·목, 레티놀은 화·금처럼 요일을 나누세요
    · 벤조일퍼옥사이드(여드름 약) → 같은 시간에 쓰지 마세요. 처방 레티노이드(트레티노인)를 벤조일퍼옥사이드와 함께 두면 빛 아래 2시간 만에 절반 이상이 분해됐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레티놀도 산화에 약한 성분이니 아침 벤조일퍼옥사이드, 밤 레티놀로 나눕니다
    · 레티놀 제품 두 개(세럼+크림) 겹치기 → 피하세요. 농도가 합쳐져 자극이 늘어납니다. 하나만 고르세요

    12가지 성분의 조합 66가지는 화장품 성분 궁합표에서 표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5. 살 때 확인할 다섯 가지 – 제조하는 사람의 눈으로

    레티놀은 빛, 공기, 열에 약합니다. 여러 나라 시판 제품을 분석한 연구에서 거의 모든 화장품에서 레티노이드 함량이 표기보다 줄어드는 불안정성이 확인됐어요. 그래서 레티놀은 “얼마나 넣었나”보다 “개봉 전까지 활성이 살아 있나”가 더 중요합니다. 제조하는 사람이 제품을 볼 때 확인하는 다섯 가지입니다.

    농도가 숫자로 적혀 있는가 — “레티놀 함유”만 있고 %가 없으면 0.01%일 수도 있습니다. 0.1%, 0.3%처럼 숫자를 밝힌 제품이 정직한 제품이에요
    불투명하고 공기가 안 닿는 용기인가 — 투명 유리병에 스포이드로 여닫는 레티놀은, 쓰는 동안 계속 산화됩니다. 알루미늄 튜브나 에어리스 펌프가 맞습니다
    캡슐화·안정화 표시가 있는가 — 레티놀을 작은 캡슐에 싸서 빛과 공기를 막고 자극도 줄이는 기술입니다. 52주 연구도 ‘안정화 레티놀’로 했어요
    진정·보습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가 —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라마이드, 판테놀, 마데카소사이드 같은 이름이 성분표 앞쪽에 있으면 적응 기간이 훨씬 편합니다
    ‘기능성화장품’ 표시의 뜻을 알고 보기 — 표시가 있으면 고시 함량(0.075%) 이상은 확실히 들어 있다는 보증입니다. 표시가 없다고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함량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살펴보세요
     

    한 줄 정리

    레티놀은 0.1%로 시작해 밤에 주 2회, 4주 적응과정이 필요합니다.
    숫자가 적힌, 불투명한 용기의, 진정 성분이 함께 든 제품을 고르시고, 비타민C는 아침·산은 다른 날·벤조일퍼옥사이드는 따로. 이렇게 1년을 쓰면 연구가 보여 준 그 변화가 내 얼굴에서도 보입니다.

    ▶ 지난 글: 비타민C 세럼, 아무거나 사면 안 되는 이유 – 고르는 3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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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성분 백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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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1.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4] 자료제출이 생략되는 기능성화장품의 종류 — 주름개선: 레티놀 2,500 IU/g, 레티닐팔미테이트 10,000 IU/g, 아데노신 0.04%,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0.05~0.2% (IU 환산: 레티놀 1 IU = 0.3 µg)
    2.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996 (2024.4.3) —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 얼굴·손 제품 0.3% RE, 바디로션 0.05% RE, 비타민A 섭취 문구 의무, 신제품 2025.11.1 / 기존 제품 2027.5.1
    3. Kafi R, Kwak HS, … Kang S. “Improvement of naturally aged skin with vitamin A (retinol).” Archives of Dermatology 2007;143(5):606-612
    4. Randhawa M et al. “One-year topical stabilized retinol treatment improves photodamaged skin in a double-blind, vehicle-controlled trial.”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2015;14(3):271-280
    5. “Comparative efficacy of topical interventions for facial photoaging: a network meta-analysis.” Scientific Reports 2025 — RCT 23편, 3,905명
    6. Milosheska D, Roškar R. “Use of Retinoids in Topical Antiaging Treatments: A Focused Review of Clinical Evidence for Conventional and Nanoformulations.” Advances in Therapy 2022;39(12):5351-5375
    7. Seité S et al. “Histological evaluation of a topically applied retinol-vitamin C combination.” Skin Pharmacology and Physiology 2005;18(2):81-87
    8. Martin B et al. “Chemical stability of adapalene and tretinoin when combined with benzoyl peroxide in presence and in absence of visible light and ultraviolet radiation.”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8;139(Suppl 52):8-11
    9. Tanno O et al. “Nicotinamide increases biosynthesis of ceramides as well as other stratum corneum lipids to improve the epidermal permeability barrier.”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2000;143(3):524-531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을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글이 아닙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피부 질환 치료 중이라면 사용 전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저자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